[Interview] 모호함과 맞서 결과를 만드는 일

강보라 | 그라운드X 소셜 임팩트팀 팀장|


지금 하고 계신 일 간단히 소개 부탁 드립니다.

그라운드X라는 회사의 소셜 임팩트팀에서 블록체인 기술로 소셜 임팩트를 더 잘 추구할 수 있는 가능성들을 찾고 검증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에 대해 다양한 관점들이 존재하는데요. 이 기술이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서비스에도 실제 적용해서 사람들이 그 긍정적 효과들을 직접 느낄 수 있게 하려고 해요. 기술과 소셜 임팩트를 결합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라운드X라는 회사가 생소한 분들께 소개 부탁 드려요.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로, 블록체인 기술의 대중화를 위해  클레이튼 (Klaytn)이라는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고 있어요. 이 플랫폼 위에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들이 만들어 지게 되고, 일반 유저들은 다양한 실생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죠. 현재 저희는 서비스를 개발하기 쉽고 안정적이며 성능 좋은 플랫폼을 만들고, 다양한 서비스 파트너를 확보하여 서비스가 많아질 수 있도록,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집중하고 있어요. 더 많은 개발자들이 저희 플랫폼을 사용하고, 이를 통해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서비스가 많아지면 대중화도 잘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요.


블록체인 회사에 소셜 임팩트팀이 있는 것이 생소해요.

그라운드X에 합류를 결심할 때, 대표님의 인터뷰가 담긴 블로그 글을 읽었어요. 블록체인이 사회 문제를 푸는데 적합하며 이를 리드할 수 있는 소셜 임팩트팀 멤버를 뽑는다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그라운드X의 경우는 초기부터 블록체인의 사회적 영향에 대해 고민하고 소셜 임팩트 팀을 구상한 경우죠. 


원래 블록체인에 관심이 있었나요?

솔직히 잘 몰랐고, 관심도 많지 않았어요. 우연한 기회에 지인들과 모임을 하다가 한 분에게 블록체인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흥미롭다고 느낀 지점들이 있었어요. 기술이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철학이나 가치가 사회적이고 공공적인 의미가 있다고 봤던 거죠. 그후에 좀 더 찾아보게 되었는데, 블록체인과 소셜 임팩트라는 키워드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좀 더 깊게 공부하다가 그라운드X도 알게 된 거고요.


블록체인과 소셜임팩트의 접점을 어떤 것들로 보고 계신가요?

현재 많이들 사용하는 SNS 서비스들의 경우는 업체가 모든 유저들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그걸 수익화하는 구조죠. 중앙화된 서비스인 거예요. 블록체인은 유저에게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제공,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줄 수 있고, 이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수 있어요. 하나의 플레이어에게 권력이 집중되지 않은 것이죠. 물론 이건 아주 이상적인 측면만 보면 그렇다는 거고 비효율도 많이 있죠. 한계도 분명 있을 거고요. 다만, 기술 그 자체가 내포하고 있는 투명성, 탈중앙화 등의 속성과 여기서 파생될 수 있는 가능성들이 소셜 임팩트와 만날 수 있는 점들이 있다고 봐요. 기존 서비스들이 가진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얘기한 부분들은 블록체인이 사회 전반적으로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 영향들로 보입니다. 보라님의 팀에서 주로 하는 고민은 어떤 건가요?

다른 신기술도 마찬가지지만 모든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것이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가능하지도 않고요. 다만, 시장에 이미 있는 서비스든 구상 단계에 있는 서비스든 그 중 블록체인을 도입하면 더 효율적인, 혹은 더 큰 소셜 임팩트를 추구할 수 있는 서비스들은 분명 있다고 봐요. 2018년에는 많은 컨퍼런스들이 블록체인과 기부를 연결시키는 이야기를 했어요. 저희도 그렇게 첫 번째 이니셔티브로 기부라는 분야를 잡아서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국내 비영리 단체들과 긴 시간 간담회를 하면서 기부금을 추적하는 것은 이미 많은 곳에서 고민을 하고 있기도 하고 아직 사회환경적으로 준비되어야 하는 제반 조건들도 있어서, 저희는 다른 솔루션의 파일럿을 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그 다음 테마를 계속 찾고 있는 중이에요. 여러 소셜 벤처들을 만나면서 페인 포인트를 듣고 있어요. 그러면서 본인들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실제 도입했거나, 도입을 고민 중인 곳들이 생겨나고 있고요. 


소셜 임팩트와 블록체인이 결합된 사례 중 재미있는 것들이 있을까요?

첫 번째는 인도네시아의 하라 토큰(HARA Token)이라는 회사의 사례예요. 인도네시아는 토지나 사람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확보되어 있지 않아요. 어느 지역 어느 땅에서 누가 어떤 작물을 재배하는지 파악이 어려운 거죠. 그런데 한 회사가 청년들을 고용해서 이런 데이터들을 수집하여 블록체인에 기록하기 시작했어요. 그 데이터는 은행에서도 쓰는데, 그걸로 농부들의 신용 평가가 가능해요.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것이 증명된 농부들에게는 저리 대출을 시행해 줄 수 있는거죠. 청년들은 일자리가 생기고, 농부들은 기존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고, 은행은 상품을 팔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생겨요. 농부들은 이를 통해 유기농 재배법을 도입하기도 한다고 해요.
두 번째는 그라운드X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Klaytn) 위에 만들어진 사례인데, ‘불편함'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이에요. SOPOONG에서 투자도 받은 곳인데요. 유저가 자신이 불편했던 경험을 올리면 보상을 받는 방식이에요. 그 데이터들은 정성 데이터로 정부 기관이나 기업들에게 시장가치가 있는 데이터가 되고 회사는 데이터를 판매하여 수익을 낼 수 있어요. 유저에게 주는 보상은 '소셜 이노베이터 토큰'이라는 이름의 토큰인데, 이 토큰으로 애플리케이션 내 '상점' 메뉴에서 레벨을 올리거나 닉네임을 바꿀 수 있는 권한을 살 수 있고요. 불만 데이터도 블록체인에 기록이 되는데, 추후에 제 3의 기관에서 불편함 애플리케이션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경우, 이를 추적해서 데이터 제공자인 유저에게 2차, 3차 추가 보상을 할 수 있어요. 아직은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이런 그림을 그리면서 함께 협업했습니다.


‘불편함'의 경우는 직접적으로 소셜 임팩트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연결점이 바로 보이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저는 소셜 임팩트를 조금 넓게 보는 편인데요. 한국사회는 특히 무언가에 대해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긍정적인 경험이 되기 어렵다고 봐요. 소수의견일수록 ‘예민하게 군다'는 시선으로 보기도 하고요. 이런 현상이 심화되면 아무도 불만을 이야기하지 않고, 그럼 개선의 여지도 줄어들 거라고 생각해요. 불편함 같은 서비스를 통해 불만 표출의 긍정적 경험을 쌓는 것이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일이 될 수 있다고 보고요. 그게 사회 전반적으로 더 많은 문제들이 논의되고 개선되는데 바탕이 될 수 있다고 믿어요.


그라운드X 합류하기 전엔 어떤 일들을 하셨나요?

큰 스텝들로 보면, 처음에 네이버와 라인에서 5년 정도 일했고요. 루트임팩트에서 5년을 일하고 지금 그라운드X에 와서 1년 반 정도 됐네요. 라인에 있으면서 IT 기술이 사람들의 일상에서 갖는 영향력이나 파급력을 처음으로 체감했던 것 같아요. 온/오프라인 이벤트나 광고를 하면 바로 사람들이 서비스를 인지해서 사용하고, 그게 점점 사람들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경험이었죠. 그 때 기술이 사람들의 생활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것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처음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늘 한 켠에는 기업이 갖고 있는 큰 자원을 사회문제 해결에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당시 한창 사회적 기업 개념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할 때여서 주말에 사회적 기업 컨설팅을 하는 프로보노 모임 활동을 했어요. 거기서 공신도 만나고 지자체 정책들이나 SK에서 하는 프로젝트들도 알게 됐어요. 그러면서 대기업이 큰 돈을 써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있지만, 한 회사나 조직 자체가 돈도 벌면서 사회 문제도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다는걸 깨달았어요. 그러면서 루트임팩트를 알게 되고 지원해서 5년 동안 함께 했죠. 이제는 좀 다른 영역에 소셜 임팩트 요소를 적용해보는 새로운 도전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그라운드X로 왔고요.


네이버에서 일을 시작하셨고 지금은 블록체인 회사에서 일하고 에 계십니다. IT에 대한 관심이 원래 많았나요?

사실 저는 매우 아날로그적인 사람이에요. 인터넷 뱅킹도 늦게 시작할 정도로요. (웃음)  제가 네이버에 입사했다고 했을 때 지인 중에 의외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네이버에서 일하면서 라인으로 사내 이직을 할 땐, 그래도 네이버에서 핵심 모바일 서비스를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 정도였는데요. 라인에서 일하면서 아이폰이나 여러 모바일 서비스 등에 자연스럽게 노출이 되면서 IT에 대한 관심도 조금 생긴 것 같아요. 특히 기술이 생활에 파고 드는 지점들이 매력적이었어요. 내가 속해 있는 팀에서 만드는 서비스를 지인들도 쓰고 길 다니는 사람들도 쓰니까요. 일본에서 지진 났을 때 라인으로 연락을 많이 했다는 사례를 보면서는, 의도한 것이 아니더라도 기술이 사람들의 삶에 주는 효용이라는게 있구나 하는 생각도 했죠.


보라님이 생각하는 소셜 임팩트란 뭔가요?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인데요. 뭐라고 딱 명확하게 정의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사회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해결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창출되는 사회적 의미나 영향력이라고 보는데요. 사회문제가 워낙 다양하고 사람마다 느끼는 우선순위도 다르잖아요. 좀 넓게 보려고 하는 편이에요. 다양한 방식이라는 것도 기업, 비영리, 사이드 프로젝트, 봉사활동 모두 포괄할 수 있다고 보는게 제 정의입니다. 소셜 임팩트 관련된 일을 꽤 오래 했지만 더 명확한 정의를 하긴 어려운 것 같아요. 그리고 오히려 너무 명확히 구분하면 사람들이 더 다가가기 어렵고 고고한 개념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좀 넓게 봐야 사람들도 상상력을 동원할 수 있고 더 다양하고 재밌는 사례들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웃음)


계속해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시는 것 같아요. 어려운 점은 없나요?

어려운 점이 많아요. (웃음) 사실 제 경우엔, 루트임팩트에 처음 입사했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모호함과의 싸움인 것 같아요. 아직 사람들 생각 속에 잘 그려지지 않고 자리잡지 않은 개념에 대해 그림을 그리고 점점 구체화해 나가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루트임팩트 때 무슨 일을 하느냐는 질문을 다양한 환경에서 많이 받았는데 설명도 어렵고 공감을 얻기도 쉽지 않았어요. 그저 ‘좋은 일 하시네요'  짧은 한 마디로 표현되는데 그게 슬프기도 했고요. 지금은 오히려 그 점을 즐기려고 해요. 모호함 속에서 제가 뭔가를 찾아내는 순간들이 주는 즐거움이 있는 것 같아요. 헤이그라운드 오픈하면서는 내가 말하고 싶었던 커뮤니티가 이런 거다, 에누마를 보면서 내가 말했던 소셜 벤처가 저런 거다, 지금 블록체인을 도입하면서도 내가 말했던 접점이 이런거다 하고 누군가에게 내보이는 순간들이요. 그래서 요즘은 제가 하는 일이 설명이 어려워도, 공감을 못 받아도 스트레스를 덜 받아요. 뚜벅 뚜벅 걷다 보면 언젠가 알겠지 싶고, 가시적인 결과물들을 빨리 만들어야겠다 하는 생각도 하게 돼요.


기억에 남는 변화의 순간이나 계기가 있었나요?

퍼블리 글에도 쓴 적이 있는데요. 라인에서 일하다 비영리인 루트임팩트로 커리어를 전환했을 무렵인 것 같아요. 라인이라는 회사는 조직과 서비스 모두 매력적이었는데, 한 편으로는 제 나름 힘든 것들이 많았어요. 언젠가 한번 제가 출근할 때 슬픈 표정이라 어머니가 안타까운 마음이 있으셨나봐요. 한 날은 출근하려는데 저한테 제 아름다운 시절을 제가 좀 더 행복하게 보내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그 날 출근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지금 하는 일도 좋지만, 나도 좋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행복에도 기여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 때가 변화의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 순간이 있어서 루트임팩트를 주저없이 선택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일하면서 성장했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각 단계별로 조금씩 달랐던 것 같아요. 성장의 관점이 조금씩 바뀌는 순간들이 있었어요. 사회 초년생일 때는, 누군가 저에게 맡긴 일을 적시에 문제 없이 잘 해결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성장이었던 것 같아요. 혼자 고민도 해 보고 동료나 팀장에게 질문도 하면서 늦지 않게 결과물을 제시할 수 있는지가 중요했어요. 그 다음엔 문제를 정의하고 일을 만들어가는 능력이었던 것 같아요. 아주 큰 덩어리로 일이 뚝 떨어지는 상황에서 뭘 해야 하는지, 이 일을 진행하는데 어떤 이슈들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발견하고 정의하는 능력을 길러가는 것이 필요했고요.
그 다음으로는 문제 해결에 필요한 자원을 모으고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업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포함하는 문제 해결 능력과 넓은 시야를 기르는 단계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나와 함께 일하고 있는 팀원들의 성장을 함께 고민하는 것도 중요해지고요. 10년 정도 일을 했는데 돌아보면 대략 이런 단계들을 거치지 않았나 싶어요. 당연히 이런 역량들이 저에게 충분히 있는 것은 아니고, 여전히 이 단계들을 염두에 두고 부딪히면서 계속 성장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일을 잘한다는 건 어떤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여러가지로 볼 수 있지만, 함께 일하는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역지사지. 어떤 형태로 결과를 주면, 혹은 언제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면 상대방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고, 일하기 좋을지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이 일을 잘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 태도가 이메일을 쓸 때, 문서를 작성할 때, 협업을 할 때 등 작은 일에서부터 모두 적용이 될 수 있고요. 그렇다고 누군가에게 굽신거리거나 저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건 절대 아니예요. 같은 시간을 쓰더라도 함께 일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고민해 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거죠. 그리고 아까 말씀 드린 성장의 단계에서 어느 단계에 있느냐에 따라서도 다를 것 같아요. 적시성이 중요한 단계, 큰 그림을 보는 단계 등등요. 그 단계가 아닌 사람에게 단계를 뛰어넘는 무언가를 요구하는 것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여러 번의 큰 커리어 전환이 있었는데요. 기준이 있었나요?

저는 제 스스로에게 질문이나 도전의식이 생기고, 그에 답을 줄 수 있는 조직이 보일 때 커리어를 전환했던 것 같아요. 네이버에서 라인으로 옮길 땐 네이버에서 일하면서 핵심 모바일 서비스를 꼭 경험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고요. 루트임팩트 때는, 나를 둘러싼 세상이 조금 더 행복해지는데 기여하는 일이 없을까 스스로 물었던 것 같아요. 그라운드X로 올 땐, 전적으로 소셜 임팩트를 고민하는 회사에서 일을 해 봤으니 그 경험을 바탕으로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분야와 소셜 임팩트를 접목시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고요. 그 때 그 때 제 내면에 떠오르는 질문이나 고민들이 있었고, 운 좋게 그 때마다 기회들과 잘 닿았죠.
지인들이 커리어나 이직에 대한 고민 상담을 많이 하는데요. 이루고 싶고 배우고 싶고 얻고 싶은 것을 명확히 하고 움직여야 하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어딜 가도 불만족스럽지 않을까 싶어요.


일의 의미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 있나요?

<걷는 사람, 하정우>라는 책인데요. 일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저한테는 일하는 태도와 관련된 텍스트로 다가왔어요.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도 어떻게든 한 걸음을 딛으면 거기서부터 걷게 된다는 내용이 나오는데요. 회사나 일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아침에 가기 싫은 마음 들지만 그래도 가면 또 일을 하게 되잖아요. (웃음) 하정우의 그런 ‘뚜벅함’ 같은 것이 좋았어요. 일도 그렇게 뚜벅뚜벅 하다 보면 좋은 기회나 좋은 사람들이 따라오는 것 아닌가 해요. 화려한 커리어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성실하게 해 나갈 수 있다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일할 때 꼭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있나요?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를 사전에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그 일의 목적을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최대한 공유하려고도 하고요. 루트임팩트에서 생긴 원칙인 것 같아요. 그게 잘 되어야 조직 내, 외부적으로 ‘팀’으로 일하기 좋더라고요. 그리고 가장 기본인데 약속을 꼭 지키려고 합니다.


소셜섹터에서 일하는 것을 고민하는 분들께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제가 앞서도 소셜 임팩트를 넓게 정의했는데요. 소셜 섹터에서 일한다는 것도 비슷하다고 봐요. 주로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은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싶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다 등의 마음이 있는 사람들일 텐데요. 이건 소셜 섹터에서 일하는 것만 아니고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라면 비슷할 것 같은데, 자기만의 높은 기준과 탁월함을 추구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야 그 미션이 무엇이든 간에 달성할 수 있는 확률이 생기는 거잖아요.
소셜 섹터를 조금 좁은 의미로 보자면, 모호한 큰 기대를 갖고 오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소셜 섹터니까 좋은 사람들과 일하면 사람들과 문제는 없겠지, 분위기가 좋겠지 이런 모호한 기대를 가지고 오면 실망할 수 있고 위험할 수 있어요. 지난 인터뷰의 최지훈 디렉터의 얘기도 아마 비슷한 의미였을 것 같네요.



Editor 김와이 황단단  Photo 강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