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함께 사는 집 맹그로브에서 나를 더 알아가다

조강태 | MGRV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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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공간에서의 경험을 통해 조금 더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 MGRV 조강태님
*강태님의 자세한 프로필이 궁금하다면? 문제적 프로필 듣기

이번 주 헤이리슨에서는 공유 주거 브랜드 맹그로브를 운영하는 MGRV의 대표 조강태님을 만났습니다. 집에서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며 자신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그를 바탕으로 다름에 대해 존중하는 포용적인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MGRV의 의도가 인상 깊었습니다. 여느 주거 서비스와는 다른 길을 그려가는 MGRV와 강태님의 이야기, 많이 듣고 읽어 주세요!





MGRV는 어떤 일을 합니까?

맹그로브라는 공유 주거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어요. 공유 주거라는 개념이 생소한 분들도 있을 텐데요. 주거 공간에서 사적인 영역은 개인에게 제공하고, 공유가 가능한 영역들은 한 곳으로 모아 쾌적하고 풍요로운 주거 경험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려는 시도로 봐주시면 돼요. 저희는 여기에 더해 하드웨어의 차별점보다는 그 안에서 벌어지길 기대하는 일, 이 사업을 하는 이유 등에서 좀 차별점이 있고요.


맹그로브라는 이름이 매우 독특합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맹그로브는 아래 사진처럼 더운 지방에서 많이 보실 수 있는 나무예요. 모양이 보기에 예쁜 나무는 아니고 참 투박하기 그지 없는데요, 하는 일이 예쁘다고 합니다. 바다나 강과 육지가 만나는 곳에서 자라는데 뿌리가 수중에 있는 나무인데요. 그래서, 수상과 육상의 모든 생물들이 여기서 어울려 살구요, 외부의 천적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서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유 주거를 만들려는 MGRV의 지향점과 잘 맞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부쩍 셰어하우스라는 말도 많이 보입니다. 비슷한 건가요?

셰어하우스는 점점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이 되어 가는 부동산 시장에서 새로운 주거 형태로 합리적 경제성을 확보했다는 것에서 의미 있는 시작이었다고 생각해요. 다만 이미 전통적인 가족이 살도록 지어진 집이라 큰 틀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요. 방 사이즈 차이가 많이 난다거나, 거실에서 너무 가까운 방은 불편하다거나 하는 점들이요. 맹그로브의 경우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두 공유 주거에 최적화되어 이루어졌습니다. 사실 이미 전 세계 주요 도시들에서 6-7년 전부터 공유 주거라는 형태로 다양한 시도들이 있어 왔어요. 비슷한 일들이 글로벌로 일어나고 있는 거죠.


사적인 공간과 공유 공간을 분리하고 배치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네,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에요. 관련해서 인터뷰도 많이 하고 해외 공유 주거 서비스를 경험해 보기도 했는데요. 사람들 인식이 완전히 사적인 영역과 완전히 공적인 영역 이렇게 둘로 딱 나뉘지는 않아요. 그 사이에 스펙트럼이 있는 거죠. 수면과 수납은 완전히 사적인 영역, 세면이나 양치는 그보다는 덜 사적이고, 요리나 세탁은 또 조금 덜 사적이고 하는 식으로요. 저희의 첫 번째 지점인 맹그로브 숭인점은 완전히 사적인 영역을 최소로 확보하고, 공적인 영역을 최대한 크고 쾌적하게 두었습니다. 거기에 1층은 따로 코워킹 카페를 두어 저녁 8시까지는 외부인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이후 시간은 입주민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이 돼요. 입주민들은 24시간 1층 카페에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거죠. 그 외에 바비큐를 할 수 있는 루프탑, 운동이 가능한 마이크로 짐 등을 마련해 두었습니다.
사실 누구나 모든 것이 개인 전용인 공간을 선호합니다. 다만, 서울에서 그렇게 살려면 매우 비싼 돈을 내야 해요. 아니면 쾌적함을 상당 부분 포기해야 하고요. 일부 사적인 영역을 어떻게 하면 쾌적하게 공용화해서 질 높은 생활의 경험을 확보할 것인가가 늘 고민입니다. 어려운 도전인 만큼 잘 풀었을 때의 가치도 크다고 믿어요.


부동산은 결국 고정적인 생활비의 영역인데요. 가격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신다고요.

서울 부동산 가격 자체가 워낙 비싸서 가격을 낮추는 건 한계가 있어요. 그럼에도 최대한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합니다. 첫 번째는 사업지를 선정할 때 주변의 원룸 시세를 꼼꼼히 살핍니다. 저희는 영리 회사이므로 시장의 기본 기대 수준, 저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한 수준, 고객이 감당 가능한 수준을 맞출 수 있는 곳이라야 사업을 시작해요. 이 조건이 맞지 않으면 아예 시작하지 않는 거죠. 두 번째는 고객들의 총 생활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거예요. 원룸에 산다면 주거 외에 쓸 돈 중 맹그로브의 임대료에 포함할 수 있는 것들을 검토합니다. 1층 카페를 이용하는 크레딧이라든지, 운동 시설을 활용하는 크레딧 등을 제공해서 주거비를 포함한 총생활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요. 두 번째의 경우 향후 대규모 지점들을 내면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해요.


추가 지점도 이미 계획하고 있으시죠?

저희는 원하는 만큼 어울리고, 원하는 만큼 혼자일 수 있는 느슨한 커뮤니티를 지향하는데 그러려면 적정 규모가 따라줘야 해요. 300명 이상의 대형 코리빙 프로젝트를 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현재 200명 규모 한 곳, 300명 규모 한 곳은 진행이 확정됐고, 지속적으로 추가 지점도 검토 중이에요.


MGRV는 왜 공유 주거 사업을 합니까?

세 가지 층위의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표면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주거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는 것이에요. 도시 문제 해결 차원인 거죠. 한 단계 들어가면,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살며 교류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집이라는 공간에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누군가, 혹은 내가 생각지 못한 세계에 살고 있는 누군가와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게 하는 거죠. 제 사회 초년생 때를 돌아보면 늘 다른 사람들이 궁금했어요. 나는 이 회사에서 이렇게 지내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하며 어떤 세계에 살고 있는지. 그런 궁금증을 자연스럽게 나누는 모습을 상상했어요. 저녁에 술 한 잔 하거나, 저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거나 하면서요. 궁극적으로는 그 경험을 통해 더 포용적인 개인들이 사회에 많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공용 공간에서 다양한 삶들을 나누다 보면, 방에 들어가서도 이런저런 생각을 해볼 것 같아요. 그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해일 수도 있고, 그를 통한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일 수도 있겠죠. 그 과정을 거치면서 서로가 다름을 존중하는 포용적인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포용성은 왜 중요한가요?

결국 사람들은 행복하려고 살잖아요. 그런데 언제 가장 불행할까 생각해보면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거나 의심받을 때인 것 같아요. 그건 정말 폭력적인 상황이죠. 그 속에서 스스로도 자신의 존재를 의심해야 할 때 사람은 불행해지는 것 아닐까 합니다. 자신을 잘 이해하고 그를 바탕으로 타인을 잘 이해하는, 균형 잡히고 충만한 삶이 사회에 많아지면 좀 덜 폭력적인 사회가 될 것 같아요.
맹그로브에서는 입주자들이 서로 교류하고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려고 해요. 타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다시 타인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사회 초년생들을 첫 타겟으로 잡으신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어느 날 성인이 되어서 제 꿈에 대해 생각하는데, 3분을 못 채우겠더라고요. 대학까지는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첫 직장을 구할 때는 주위에서 좋다고 하는 리스트 같은 것이 있었어요. 이런 회사에 가면 아무도 의아해하지는 않을 만한 곳들. 거기까지 그저 열심히 해서 도달하고 나니 그다음은 그려지지 않았어요. 고민이 시작된 거죠. 나는 왜 일을 하고 무엇을 위해 시간을 보내고 있나 하는. 그러자니 다른 길, 다른 집단, 다른 삶이 참 궁금하더라고요. 일은 일대로 급히 따라가면서 방황을 많이 했어요.
사회 초년생 때가 한국에서는, ‘이렇게 살아야 해’를 벗어나 온전히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고민을 처음으로 제대로 마주하게 될 확률이 높은 시기라고 생각해요. 사회에서 흔히 내세우는 기준과 자신의 성향이 운 좋게 잘 맞아서 행복한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결국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사람들에겐 자기답게 행복하게 사는 삶을 찾는 여정의 시작이 그때라고 봤어요.


장기적으로는 사회 초년생 외에 또 다른 삶의 시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집들도 계획하고 계시다고요.

한국의 집들은 소위 표준 평면이라고 불리는 구조를 따릅니다. 자신이 삶의 어떤 단계에 있는지와 무관하게 그 공간에 삶을 맞춰 살게 되는 거죠. 처음으로 부모가 되는 시기, 아직 사회활동이 왕성한 액티브 시니어들, 이제 삶의 후반부에 접어든 레이트 스테이지 시니어 등 각 단계마다의 문제들은 이미 정의해 두었어요. 언젠가 꼭 적절한 형태의 주거 공간으로 풀어내 보고 싶습니다. 타겟을 명확하게 하면 공간 활용이 달라질 여지들은 무궁무진하니까요.


맹그로브에 어떤 분들이 모여 살면 좋을까요?

저희의 취지에 공감할 수 있는 분들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부동산 시장이 돈만 바라보고 사업을 해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어요. 그럼에도 저희는 저희의 영혼을 잘 지켜가면서 사업을 하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저희의 why에 공감하는 분들이 오셔서, 좋은 경험을 온전히 누리고 만족하는 분들이 많아져야 하겠죠. 집이라는 본질에 충실하면서 다양한 경험, 영감, 교류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웃음)


인터뷰에서 강태님과 이런 이야기도 나누었어요. 팟캐스트로 들어보세요!

맹그로브 숭인점, 이런 것들에 신경 썼어요 (세심함 주의)

개인영역 공간이 공용공간으로 빠져나와서 좋은 점도 많아요!

보안은 특히 더 철저하게, 그리고 편하게! (feat. MC은주)

이 분이 이 이야기를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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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에 관심이 있다면 상담예약을 한다.

어울리는 지인에게 맹그로브를 추천한다.



Interview 헤이리슨

Photo 어도러블 플레이스, 위키피디아, 맹그로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