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인간이라는 행성에서 발굴한 아름다움을 세상과 나누다

김지수 |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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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헤이리슨에서는 인터뷰 칼럼 코너인 <김지수의 인터스텔라>의 김지수 기자를 만났습니다. 아마 김지수 기자를 잘 모르시더라도,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인터뷰 중 하나는 읽어보시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25년 넘게 해 온 인터뷰라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포함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이번 주엔 인터스텔라의 인터뷰 형식을 (깊이를 따라 하는 것은 능력 밖의 일이니) 조금 차용해 봤습니다. 나름의 오마주랄까요. 이번 이야기도 많이 듣고 읽어 주세요. 올 한 해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는 2021년에 돌아올게요!



인간이라는 행성에서 발굴한 아름다움을 세상과 나누다


루트임팩트 헤이그라운드팀에 합류하여 인터뷰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루트임팩트 허재형 대표가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인터뷰 중 하나의 링크를 보내주었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인터뷰였다. 어떻게 이렇게 매번 좋을 수 있냐는 말과 화이팅하라는 말을 슬며시 함께 건넸다. 그 말들을 결합하여 내게 전하려는 메시지의 의미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여전히 굳이 생각하진 않고 있다.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는 아마 가장 널리 활용되는 인터뷰 레퍼런스 중 하나일 것이다. 김지수가 출연한 팟캐스트에서 뮤지션 요조는 자신이 인터뷰어가 되고 나서 특히 매번 학습지를 받아보듯이 인터스텔라를 정독했노라고 고백했다. 문화부 장관을 지낸 이어령 선생은 ‘만약 내가 라스트 인터뷰 책을 낸다면 기꺼이 김지수와 할 것이다.’라고 했다.

궁금했다. 수많은 인터뷰어들을 감탄하게 하고 그래서 좌절하게 하는 이런 인터뷰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김지수는 재능과 인격의 통합을 추구한다고 했다. 그리고 인격의 핵심은 성실성이라는 철학자 김형석 선생의 생각에 동의했다. 인터뷰이를 온전히 알고 싶다는 마음으로 매번 온몸으로 그 사람을 겪어낸다. 25년이 넘었지만 인터뷰는 전혀 편해지거나 익숙해지지 않는다.

최근 칼럼을 통해 ‘청년이 원하는 것은 오직 레퍼런스와 피드백’이라고 말한 김지수를 만났다. 그와의 대화에선 언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최근 청년들에 대해 쓴 칼럼이 SNS에서 공유가 참 많이 됐습니다.

청년들을 만나면 늘 감동해요. 최근 계속 ‘청년’과 그들의 ‘언어’가 같이 오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었어요. 그 감각이 계속 제게 축적되다가 언어로 표현했죠. 칼럼은 보통 그렇게 많이 씁니다. 


청년들의 언어는 뭐가 다르던가요?

주류 언론이나 정치의 언어는 그 자체로 갈등과 분쟁, 다름과 분리를 조장하는 경향이 있어요. 제가 만난 청년들이 쓰는 언어는 달랐어요. 생태, 환경, 평화, 지속가능성에 대한 얘기를 해요. 그 언어들이 저로 하여금 희망을 계속 보게 하는 것 같아요.


한 편으론 각 세대마다 늘 청년들은 새로 오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그렇죠. 세대 바뀜은 계속 일어나니까요. 이번 칼럼에서 청년과 청년의 언어가 온다는 이야기를 선언처럼 하고 싶었던 건, 기성세대가 ‘90년대생이 온다’ 류의 이야기로 청년들을 꿈도 없고 열정도 없는 세대로 납작하게 뭉뚱그려 버린 것에 대한 일종의 반감이었어요. 저도 기성세대니까 반성이기도 하고요. 제가 만난 청년들, 그리고 SNS나 에세이집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언어화하는 청년들을 보면 절대 그렇지 않거든요. 그들의 언어가 점차 선명해진다고 느꼈고, 이게 현시점에서 청년들이 오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썼어요.


공유 수도 신경 쓰시죠? (웃음)

그럼요, 공유수나 반응은 늘 민감하게 봐요. 대중들, 독자들의 흐름을 따라가야 하니까요. 그리고 그 반응에 독자들이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은지가 담겨 있기도 하죠. 이번 글에서는 롤모델이 아니라 레퍼런스와 피드백의 시대다 라는 이야기에 공감을 많이들 해 주시더군요.


김지수는 자신의 SNS 게시물 댓글에 정성껏 답한다. 서로의 언어로 수많은 신호를 주고받으며 그 자극을 통해 새로운 생각과 언어가 건져 올려진다고 믿는다.


칼럼에서 배우 박정민의 인터뷰 이후 청년의 언어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고 하셨습니다. 

어른의 깨달음과 청년의 깨달음은 그 종류가 다를 뿐 대등하더군요. 어른들의 경우 살아온 긴 세월에 대한 잠언 같은 이야기를 해 줘요. ‘인격의 핵심은 성실’이라거나, ‘성실이 재능을 이긴다’거나. 오랜 시간 쌓인 데이터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들이죠. 청년의 언어는 좀 더 선명해요. 현재형이라 우리에게 좀 더 가깝죠. ‘열심히 한다고 바로 잘해지지 않더라’, ‘인내가 바닥날 것 같다고 느낄 때 점프처럼 성장이 오더라’ 등의 이야기를 들려주니까요.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나는 요즘 청년들을 정말 존경해요. 기성세대들의 압력을 버티고, 또 뚫고 나오면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 같아요. 그것만으로도 존경스러워요.

최근 인터뷰에서 ‘김지수를 키운 8할은 경계인이라는 지정학이었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글쎄요… 그냥 말 그대로예요. (웃음) 나는 늘 어딘가 소속되지 못했어요. 안 한 걸 수도 있고. 인사이더가 아니라서 시야의 각도를 제 맘대로 정할 수 있었어요. 주류에 잘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되고. 특정 문화 공동체의 주류가 되어 다른 문화를 섣불리 재단하지 않을 수 있었어요. 


외롭지 않나요?

외롭죠. 고속도로가 있으면 그 옆 갓길에 서 있는 느낌,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며 들판에 서 있는 느낌이죠. 그런데 그래서 더 잘 관찰할 수 있었어요. 저는 변화를 이끌어 내는 사람들은 대체로 경계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보스턴 글로브가 가톨릭 신부들의 성추행 사건을 다룬 실화를 소재로 만든 스포트라이트라는 영화를 보면, 그 팀을 리드하는 신임 국장이 외부에서 온 사람이에요. 그래서 더 과감할 수 있었던 거죠. 기득권과의 이해관계가 없으니까 가능한 거예요. 


자유로울 수 있군요.

자기가 밟고 선 땅이 자기 땅인 거죠. 누군가의 땅을 침범하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의 땅에 세 드는 것도 아닌 영역. 경계인이란 그런 영역에 딛고 선 사람들이겠죠.


패션지인 보그에서도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셨죠.

보그는, 정말 화려한 세계에 속해 있죠. 소비의 최전선을 다루고. 전 거기서 휴머니즘 저널리즘을 다뤘어요. 전쟁, 사회 이야기를 했죠. 처음엔 보그의 화려함에 끌렸고, 나중엔 그 화려함이라는 필터로 바깥세상을 보면 어떨까 궁금해진 거죠. 그런데 그게 또 잘 어울리더군요. 어떤 조직에 있든, 그 조직에서 원하는 것, 그 내부 문화만 보지 말고 다른 것도 좀 보면 어떨까 싶어요. 그러면 자기만의 기회가 생긴다고 봐요, 전. 


어렸을 땐 연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청소년 극단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주인공을 시켜주지 않아 아쉬웠다. 대학 땐 이성복 시인의 시를 열심히 필사했다. 그래서일까, 보그에 있을 때 그에겐 ‘문장의 배우'라는 별명이 붙었다.


왜 자꾸만 다른 지점을 바라볼까요?

결국 다르고자 하는 욕구겠죠. 다르게 살고 싶다는 욕망. 지금은 주류 언론에 있지만, 언론이 주로 다루는 정치 경제의 언어와는 다른 것을 좇죠. 사람의 아름다움이나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물음. 그리고 그걸 또 요즘 트렌드랑 다르게 두터운 롱 스토리로 전하잖아요. (웃음) 내가 더 잘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을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것 같아요. 단, 건강하고 좋은 것들을.

인터뷰 이야기를 해 볼게요. 코너 이름이 왜 ‘인터스텔라’인가요?

처음에 이름 지을 땐, 사람 인 자를 썼어요. 스텔라는 행성이니까, 사람을 하나의 행성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그 안으로 들어간다는 의미였죠. 그 사람이라는 우주를 향해 들어간다는 의미.


섭외는 어떤 기준으로 합니까?

굉장히 자기중심적으로요. (웃음) 제가 궁금하고 호기심이 가고 저를 감동시키는 사람을 만나 소개할 때 제일 울림이 커요. 제 애정이 중심이 되어야 서로의 우주가 열리죠.


섭외를 하고 나면, 조사에도 공을 많이 들이시죠?

조사도 중요하죠. 시간도 많이 쓰고. 그런데 그 사람을 분석하는데 더 많이 공 들여요. 그 사람을 발견해서 정확한 언어로 정의해 주고 싶다는 마음이 커요. 어떤 특징을 갖고 세상에 태어났고, 그 특징을 어떻게 다루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는지, 그 지점을 읽어 내려는 노력을 가장 많이 합니다. 


그게 잘되면 자연스럽게 좋은 분위기로 대화를 시작하겠군요.

질문지를 먼저 보내 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 제가 알고 있는 지식과 상대방이 가진 콘텐츠를 교차시키고 배열해서, 인터뷰이를 최대한 잘 묘사해서 보내요. 그러면 당일에 눈을 반짝이면서 와요. 어떻게 나를 이렇게 읽어 주고 또 물어봐 줄 생각을 했나 하면서. 그건 저도 마찬가지죠. 누군가 저를 제가 읽히고 싶은 방식으로 잘 읽어줄 때 기분이 참 좋잖아요. 정교한 언어로 그 사람의 지금 상태를 읽어 주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한 시작입니다.


루트임팩트 CIO 정경선은 김지수와의 인터뷰가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깊은 배려가 느껴졌고, 어떤 방향으로도 의도하려는 느낌이 없었다고. 김지수는 인터뷰를 할 때 프레임 없이, 그저 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고 싶은 마음만 지니고 한다고 했다.


요즘 인터뷰를 하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현장에서 도움이 될만한 팁이 있을까요?

제 경우엔 첫 질문을 굉장히 늦게 해요. 인터뷰 시간이 3시간이라고 하면, 1시간이 지나서 첫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사람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쏟아내는 시간으로 첫 1시간을 써요. 처음엔 좀 당황하다가도, 본인의 말이 그대로 상대방에게 흡수되고 있구나 느끼면, 말이 터져 나와요. 처음 말을 배운 사람처럼요. 그러면 그중 제가 묻고 싶은 것의 절반 이상이 이미 나올 때도 있어요. 사실 우리는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한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한 말이 온전히 상대방에게 흡수된다고 느끼는 경험은 드물거든요.


기자님도 현장에서 실패했다고 느낄 때가 있나요?

그럼요. 그런데 나중에 쓸 때 보면 실패하지 않았더라고요.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거치고 나면, 그 한 마디 한 마디가 그의 인생에서 개연성이 있는 언어들이었다는 걸 깨닫게 돼요. 그리고 그 언어가 독자들에게 흘러갈 때 또 다른 앵글들이 생겨나죠. 혼자 하는 일이 아니에요. 그 사람의 인생이, 그리고 독자들의 귀가 다 함께 하는 작업이죠.


글은 주로 언제 어디서 쓰세요?

가장 집중해서 쓸 때는 새벽에 혼자 사무실에 남아서 써요. 고독하게. (웃음) 그 시간엔 인터뷰이와 함께 있다고 느끼니까 황홀하고 설레기도 하는데, 또 너무 고독해요. 


함께 있다고 느끼며 쓰시는군요.

저와 인터뷰이를 함께 섞어서 향연을 만들어 나가는 작업이니까요. 제가 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한 것 같다는 느낌이 오지 않으면, 쓰는 작업을 시작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언어로 독자들과 연결을 해줄 수 있어야 하니까요. 내 몸이 그 사람의 언어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형태의 필터가 되어야 해요. 그게 없다면 그 모든 질문과 대답은 그냥 흩어지는 언어가 되죠. 스토리텔링이 안 나와요. 그리고 이 결과물을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리드미컬하게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리듬을 고민하는 것도 늘 참 어렵죠.


다 써낸 후에도 인터뷰이의 이야기는 몸에 남는다. 그 이야기를 다 털어내지 못한 상태에서 다음 인터뷰이를 선정한다. 가수이자 화가인 백현진을 인터뷰하고 그의 언어가 잔향처럼 몸에 남아 가수 김완선을 섭외하게 되는 식이다. 그렇게 서로가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특정 독자층을 떠올리고 쓰나요?

사실 제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써요. 또 너무 자기중심적인가. (웃음) 제 생각엔, 자기 성장을 이루고 싶어 하는 사람들 아닐까 생각해요. 나이와는 무관하게 배움의 욕구가 있는 사람들. 


독자마다 읽고 느끼는 점도 다 다를 것 같아요.

요약과 ‘짤’의 시대에 저는 한 사람의 전사를 다뤄요. 그 두꺼운 이야기 중 각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나눠 가지면 좋겠어요. 영감을 받는 포인트는 다 다르니까. 쓰다 보면 어떤 포인트가 보이긴 하죠. 그 포인트로만 엮으면 잘 팔릴만한, 트래픽이 많겠다 싶은 포인트. 그걸 포기해요. 한 사람을 읽으려면 시간과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고 믿어요. 전부를 읽어야 한다고. 요약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전부를 읽을 정도의 정성, 시간, 자기 맥락을 투자해야 하는 종류의 콘텐츠도 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완성도에 대한 집착이 있으시죠?

완벽주의적인 기질이 있어요. 제가 완벽하다는 것은 당연히 절대 아니고요. (웃음) 이전 시대에는 탁월함의 기준이, 마지막 순간까지 디테일을 손보고 끝까지 가는 것이었죠. 소위 말하는 장인이나 전문가들이 일하는 방식. 그런 탁월함을 갖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제 기준의 완성도에 미치는 것을 내보이지 못하면 너무 부끄러웠어요. 그 상태가 지속되니 늘 편안한 마음 상태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최근에 완성도에 대한 생각도 조금 변하고 있어요


어떻게요?

최근 청년 아티스트들을 인터뷰하다 보니, 어느 순간 손을 뗀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무조건 시간을 더 많이 들이는 것이 정말 나아지는 것인가, 아니면 그저 변경이나 변화일 뿐인가 생각해 보게 돼요.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잖아요. 어떤 경우엔 특유의 허술함에 감동하기도 하죠. 내가 생각하는 완성도라는 것이 결국, 나만의 기준이나 강박은 아니었을까 돌아보게 돼요.
오래 할 일이라면,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려면 내가 나를 갉아먹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계속 다음이 있다고 생각해야죠. 대충 한다는 것과는 달라요.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프로로서의 약속이니까. 예전보다 나를 돌보려는 마음이 좀 생겼어요. 그건 결국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을 믿는 것으로부터 나오더군요. 그들이 보는 나, 그리고 내가 보는 그들 사이의 신뢰.


슬럼프를 묻는 질문에 매주 슬럼프라고 답했다. 아무리 오래 해도 편해진다거나 익숙해진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고. 늘 매너리즘에 빠질까 두려워하는 초보자라며 웃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는 것은 뭡니까?

소명이요. 만약 저에게 재능이라는 것이 있다면, 소명을 갖고 저의 재능과 인격의 통합을 이루며 살고 싶어요. 각자가 가진 재능에 어떻게 반응하며 사는가, 이게 각자의 특수한 인생이라는 결과를 낳는다고 보는데요. 재능을 파악하고, 인격을 만들어 가는 등의 과정은 파편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걸 점차 통합해 가는 인생을 추구합니다. 그걸 위해 나는 계속 인터뷰이들을 만나서 물어요. 도움을 구하는 거지요. 그 과정을 독자들과 공유하며 함께 가는 것이고요. 독자들의 피드백이 또 그 일을 계속하게 하는 에너지가 돼 줘요. 


기자님과의 인터뷰에서 철학자 김형석 선생은 인격의 핵심은 ‘성실’이라고 했습니다. 기자님의 생각은 어떤가요?

저도 성실성이라고 생각해요. 성실에 이르기는 너무나 어렵잖아요. 인간은 기본적으로 게으르고, 성실한 루틴을 지켜나간다는 것은 엄청난 자기 절제가 필요한 일이죠. 자족과 절제에 아주 많은 것, 어쩌면 인간으로 살아가는 거의 전부가 있다고 믿어요.


삶에 만족하시나요?

만족을 넘어서 감사해요. 주체가 안될 정도로 복을 받았고, 그걸 또 잘 수용해 내는 것이 제 몫이라고 생각해요. 당연히 노력을 많이 했지만, 노력보다 운이 더 크게 작용해서 제가 가진 재능보다 더 많이 소통하며 살고 있다고 느낍니다.


살면서 가장 고마운 사람은 누구인가요?

나를 그냥 받아 준 사람들이요. 온몸으로 온전히 받아준 사람들, 다 고마워요.


한 인터뷰에서 김지수는 나쁜 뉴스들이 넘치는 요즘 시대의 독자들은 ‘선한 인터뷰’를 원하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인간의 ‘아름답고 눈물겨운’ 모습을 잘 보여주고 싶다고. 인간이, 인간이 속한 세상이 더 아름다워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세상은, 세상이 아름답다고 믿는 이들이 힘겹게 길어 올리는 아름다운 이야기들로 겨우 조금 아름다워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지수가 자신을 잘 지키며 오래 일해주면 좋겠다. 사람이라는 행성을 탐험하며 성능 좋은 안테나로 건져 올리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가능한 더 많이 만나고 싶다. 언젠가 그 이야기들을 통해 수많은 행성들이 하나의 아름다운 은하로 연결되어 내게로 쏟아질 것만 같다.



Interview 헤이리슨

Photo 어도러블 스튜디오, 알라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