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ber Inside]뉴스레터의 끝과 시작

"자율성이 주어지는 팀일수록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요."





뉴스레터의 끝과 시작


안전가옥 브랜드 마케터 최다솜 님

삼성전자, 라인프렌즈를 거쳐 ‘모든 이야기들의 안식처’를 표방하는 스토리 프로덕션 안전가옥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일한다. 남들을 웃기는 것이 인생의중요한 KPI 중 하나다. 회사 뉴스레터의 굴레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스스로 뉴스레터의 굴레를 다시 만들어 오브레어를 보내고 있다.  (clare@safehouse.kr, 성수 시작점) 




안전가옥에서 뉴스레터 업무를 담당하셨던 걸로 압니다. 시작은 어땠나요?

제가 처음 신입사원으로 입사해서 일하던 팀에서도 '구독자에게 메일로 정보를 보내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그때는 그걸 eDM이라고 불렀는데요. 너무 옛날 단어죠. (웃음) 당시에는 eDM을 운영은 했지만, 요즘 누가 이메일로 보내는 콘텐츠를 읽나 하는 분위기가 있었어요. 흐름이 SNS으로 옮겨가고, 메일함에는 광고성 메일만 쌓이던 때니까요. 그러다 안전가옥에 오면서 뉴스레터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어요. 퍼블리라는 서비스에서도 뉴스레터를 보내고 있었고 뉴닉이라는 뉴스레터 서비스도 생겨났고, 뉴스레터 붐업의 시기인가보다 하는 생각을 했죠. 처음 업무를 이어 받아서는 우선 일주일에 한 편, 계속 충실히 발행하자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보내는 사람을 ‘안전가옥’에서 운영팀 멤버들의 이름으로 바꾸셨던 기억이 나요. 그건 어떤 이유에서였나요?

오픈율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던 때였어요. 오픈율에 영향을 주는 것은 결국 제목과 보낸 사람이잖아요. 고민을 하던 차에 스티비에서 이메일로 보내주는 팁들 중에 보내는 사람 이름을 실제 담당자 이름으로 써 보는 아이디어가 있었어요. 뉴스레터는 아주 적극적인 인터랙션이 일어나는 매체는 아니지만, 1대1 매체의 분위기가 있으니 시도해봐도 좋다는 내용이었죠. 실제로 적용해봤는데 효과가 있더군요.


안전가옥 뉴스레터 애독자 중 한 명으로서 좀 아쉽지만 뉴스레터를 더이상 보내지 않으십니다. 어떤 배경에서 중단을 결정하게 됐나요?

중단을 결정할 때쯤, 구독자가 굉장히 완만하게 늘어나는 현상이 보였어요. 좀더 살펴보니 신규로 유입되는 구독자도 많고, 나가는 분들도 또 굉장히 많더라고요. 원인을 분석하려고 서베이도 해보고 분석도 많이 했어요. 담당자로서 내린 결론은, 너무 많은 타겟을 안고 있다는 거였어요. 안전가옥은 시간이 지나면서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타깃이 조금씩 변화해 왔어요. 처음엔 공간 잠재 이용자, 중간엔 안전가옥의 출판물을 읽어주는 독자, 최근엔 안전가옥의 IP에 관심이 있는 업계 관계자들로요. 


각 타깃을 대상으로 한 기획들이 한 뉴스레터에 계속 쌓여 왔군요.

네. 안전가옥 뉴스레터는 크게 서문, 업계 뉴스 큐레이션, 안전가옥의 새로운 소식으로 나뉘는데, 각 타깃들이 각 영역만 본다는 결론이었죠. 그게 꼭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지금 우리가 이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목적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결론이었죠. 현시점에서 안전가옥의 가장 핵심 커뮤니케이션 타깃이 업계 관계자라면, 우리가 대중을 대상으로 구독자를 모으는 것이 정말 효율적인가 하는 의문이 생긴 거죠. 그래서 지금은 저희가 메일 주소를 알게 되는 업계 관계자 분들을 대상으로 클로즈드closed 형태로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어요.


새로운 전략은 효과가 있나요?

지금은 제가 담당하고 있지는 않은데, 담당자에 의하면 오픈율이 7-80%로 매우 높게 나온다고 해요. 유효하다고 봐요.


개인 프로젝트로 오브레어라는 뉴스레터를 최근에 시작하셨죠. 오브레어는 어떤 뉴스레터인가요?

제가 본 콘텐츠들에 대해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뉴스레터예요. 매주 금요일에 발송하고 있고 이제 열 편 정도 발행했습니다. (인터뷰하는) 오늘이 금요일인데, 아직 원고를 완성하지 못해 마음 한 켠에 압박감이 있네요. (웃음)


오늘이 그 힘들다는 마감일이군요.(웃음) 오브레어는 왜 시작하셨나요?

제 개인적인 역량이나 생각을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남겨야 한다, 남기고 싶다는 생각은 오랫동안 해 왔어요. 제 존재를 회사 밖에도 알리고 회사 없이도 혼자 살아갈 수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일종의 압박도 최근에 좀 많이 느끼게 된 것 같고요. 사실 처음엔 너무 다들 퍼스널 브랜딩 이야기를 하니까 반감도 조금 있었어요. 퍼스널 브랜딩에 반대하는 마케터 모임을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도 했고요. (웃음)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웃음) 왜 안 만드셨어요?

반 농담이지만, 혹시 그 모임이 너무 잘되면 그게 제 퍼스널 브랜딩이 되는 거잖아요. 패러독스가 있었달까요. (웃음) 아무튼 항상 사이드프로젝트에 대한 생각만 오래 해오고 있었는데요. 올해 초에 한 지인의 강력한 강요로 시작하게 됐어요. 


강요요?

네. 제가 고민과 상상을 오래 하느라 시작을 잘 못해요. 시작하기 전에 계획도 너무 많이 하고요. 그래서 매일 한다고만 하고 시작을 안하니까 지인이 올해 초에, ‘이번 달 안에는 무조건 한다고 생각하고 해봐라, 안 그러면 절대 시작 못할거다’라고 강력하게 얘기하더라고요. 듣고보니 맞는 말 같았어요. 그래서 이번엔 그냥 계획 많이 하지 말고 시작하고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죠. 그래서 첫 회차는 그 전날 본 영화에 대해 그냥 썼어요. 원래의 저라면 ‘1회는 인생 영화 특집, 2회는 좋아하는 배우 특집,...’ 이렇게 다 기획할 때까지 시작 못했을 거예요. 


많은 채널이 있는데, 왜 뉴스레터였나요?

그러게요. 원래 안전가옥 뉴스레터는 목요일 발행이라 목요일엔 연차도 못 내고 2년을 보냈는데 제가 왜 그랬을까요. (웃음) 원래 제게 시작을 강요한 지인은 네이버 블로그를 추천했는데요. 블로그는 저와는 톤이 잘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뉴스레터처럼 주기적인 발행의 강제성(?) 같은 것이 없다면 제가 지속하기도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요.


오브레어 뉴스레터를 보면 ‘테스트중이다’라는 문구가 있어요. 주로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나요?

사실 콘텐츠를 주제로 보내는 뉴스레터들은 많잖아요. 그 안에서 오브레어는 ‘어떻게’ 이야기하면 좋을까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에 따라 긴 줄글로 써보기도 하고, 불렛을 써보기도 하며 실험해보고 있어요.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얼마나 ‘일’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봐야 할까, 밸런스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요. 제가 회사에서 뉴스레터를 운영하며 얻은 노하우들을 여기에 다 쏟아 부어야 할까, 그보다는 스트레스 받지 않고 오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닐까 하는 고민이죠. 


아마 사이드프로젝트를 하고 계신 많은 분들이 하고 계신 고민일 것 같네요. 최근에 가장 재미있게 보시는 뉴스레터는 뭔가요? 헤이리슨은 제외하고요. (웃음)

캐릿이요. 꽤 많은 뉴스레터를 받아보는데, 그중 제가 꼭 열어보는 뉴스레터는 10개 정도인 것 같아요. 보통 일에 참고하려고 레퍼런스로 보거나, 콘텐츠가 재미있거나, 정보를 얻기 위함인데요. 캐릿은 그 세 가지 이유를 다 만족시켜주는 뉴스레터라 열심히 열어보게 됩니다. 


안전가옥에서 일하는 경험이 전직장들과 다른 점이 있었는지 궁금해요.

안전가옥에서 일하기 전까지 저는, 일이 재미있으면 안된다는 강박이 있었어요. 일과 나와 회사를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는 강박이요. 야근을 참 많이 했었는데요. 그러다 집에 가서까지 회사 일이 조금이라도 생각나려 하면 너무 억울한거죠. (웃음) 그런데 아주 가끔은 일하다 재미있는 순간도 있잖아요. 그걸 경계했어요. 재미는 밖에서 느껴야지, 이러면 안돼, 정신차려, 하면서요. 안전가옥에서 일하면서 이 생각이 많이 변했어요. 일이 재미없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왜요?

아무래도 작은 팀이다 보니, 어떤 일을 할 지 말 지를 제가 직접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많잖아요. 그리고 그걸 하기로 결정하면, 계속해 나가야 하는 것도 결국 저고요. ‘제가 지속할 수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기준이 되는 거죠. 그렇다보니 일과 저를 분리한다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제가 재미를 느끼며 계속할 수 있으면서 회사에 필요한, 접점의 일들을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자율성이 주어질수록 일에서도 ‘나'가 중요해지는군요. 

네, 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계속해서 생각하고 파악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되죠.



5월 인터뷰 공통질문을 드릴게요.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받은 최고의 선물은 뭔가요?

엄마가 유치원 시절의 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줬던 때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연말 재롱잔치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자동차 트렁크에 선물을 넣어두고 주차장에서 트렁크를 열어서 선물을 보여줬대요. 그런데 제가 그 선물이 너무 마음에 들었는지, 완전 얼어버렸다더군요. 좋냐고 물어도 아무 반응도 없고, 숨도 잘 못 쉬고, 급기야 선물 앞에서 부끄러워(?) 하더랍니다. (웃음) 사실 저는 그 선물도 가물가물하고, 그 순간도 기억이 날듯말듯한데 이 이야기를 해 주는 엄마는 그 때의 저를 생생하게 떠올리면서 너무 행복해하시더라고요. 선물을 받는 것만으로 누군가에게 선물이 된 이 선물이, 제 인생 최고의 선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헤이그라운드 멤버들에게 영업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토스 팀의 마이 머니 스토리라는 매거진 콘텐츠인데요. 다양한 직업군에 종사하는 유명한 또는 평범한 사람들의 '돈'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낸 콘텐츠입니다. 저는 유튜버 와디님 인터뷰로 처음 알게 됐는데, 와디님이 저의 옆팀 대리님이던 시절부터 궁금했던 이야기들이 양질의 인터뷰가 되어있더라고요.
돈이나 소득에 대한 이야기는 쉽게 묻기 어렵지만, 서로 제일 궁금해하는 이야기이기도 하잖아요. 또 자본소득과 투자, 투기의 중요성만 부각되고 있는 요즘, 돈에 대한 태도처럼 근본적인 고민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많고요. 토스가 송금을 쉽게 만들면서 시작한 서비스인 것처럼, 돈에 대한 이야기와 고민도 편하게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콘텐츠인 것 같아 멤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실체와 너무 동떨어지지 않은 콘텐츠 마케팅'을 고민하는 마케터에게도 공부할만한 사례라고 생각해요!


Interview 헤이리슨  |  Photo 원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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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Hey Listen. | letter@heygrou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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